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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이제동 전성기급 기량 회복이 힘든 이유

사나2017-10-07 10:49:53




 

 

제목: "이제동: 커리어의 끝에서 무모한 도전과 열정을 마주하다"

 

"지난 15년간 게임을 해 왔어요. 제 몸도 이제 많이 지쳤네요."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그의 얼굴은 창백해 보였다. 그의 목소리는 힘이 빠진듯 작고 조용했다. 어떠한 몸짓이나 표정도 그가 지금 승리 뒤의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마치 금방 울 것 같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그 대부분의 시간동안, 이제동 선수는 그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경기력을 게임 안에서 보여줬다. 환상적이다 못해 경이로운 유닛들의 컨트롤 실력은 (특히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저글링과 뮤탈리스크들의 움직임으로 대변되는), 그의 게임 스타일이 무리해 보일 정도의 공격적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최고의 자리에 있게 만들어 줬다. 이제동이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그런 공격적인 스타일로 절대 최고의 자리에 오래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시는 볼 수 없을 화려한 게임 스타일을 보여줘 온 이제동이지만, 그 또한 흐르는 세월을 온전히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였던 것 같다. 그의 나이 이제 만 27세. 더 이상 최고 수준의 피지컬 능력으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지배하기는 힘들어 진 것이다. 몇 판의 게임만 해도 이제 그의 눈은 건조해 지기 시작하고, 그의 손목과 손가락은 통증에 힘들어 한다.

 

안타깝지만, 이제동 선수 본인에게 있어, 연습이란 자기파괴의 수단이 되어 버렸다. 그가 찾아간 한국 최고의 의사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그에게 게임을 중단할 것을 권유해 왔다. 그 어떤 수술로도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버린 손목을 완전히 고치지는 못할 거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그는 게임을 관 둘 수가 없다. 아직은.

 

"오늘 경기를 위해서 만큼은, 정말 현역 선수 생활 때 처럼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의 목소리에서 꽤 큰 자부심이 느껴진다.

 

전성기 시절, 이제동은 E-sports 내 최고의 연습량으로 유명했다. 연습을 하루에 16시간씩 쉬지 않고 하는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만약 지금의 몸상태로 그 당시의 연습량을 소화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미친 짓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프로게이머 이제동의 전설은 그러한 그의 '광기'를 바탕으로 쓰여져 왔다. 그의 실력이 더 이상 최고가 아닐수는 있겠으나, 그를 최고의 자리에 있게 해 줬던 무모할 정도로 보이는 그의 자세와 마음가짐은 여전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고가 되고싶은 마음가짐 때문일까? 요즘 이제동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최근 몇 달간, 이제동은 온라인 경기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이번 ASL 24강을 앞두고, 그의 팬들마저 그가 24강을 뚫을 수 있을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어떤 팬은 자신의 우상이 경기를 잘 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점집을 찾기도 했단다. 이러한 팬들의 걱정어린 시선들이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이제동은 고백한다. 화도 났고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어이도 없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최고, 아니 역대 최고라는 말까지도 들었던 그에게 있어, 16강도 못 갈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팬들의 모습은 이해할 수도 이해하기도 싫은 것이었다.

 

왜 자신의 팬들이 이런 걱정을 하게 됐는지 이제동은 분명 알고 있다. 그동안 경기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과 우려를 덜어줄 최선의 방법 또한 알고 있다. 그건 바로 자신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게이머 커리어에 있어 황혼기에 접어든 지금, 무리하게 몸을 혹사해 가면서 자신을 채직찔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드는게 사실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안에서 최고의 정점에 오랜 기간 있었던 그인 만큼, 더 이상 뭘 보여줘야 하는건지, 뭘 증명해야 하는건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에 자신의 모든 걸 다시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적어도 최고의 자리를 위해 마지막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 해 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가치있는 일일지는 모르겠다고 이제동은 솔직히 말한다. 비단 건강상의 이유 때문은 아니다. 단순히 영광스러웠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그 과거를 재현해 내는 것만이 의미 있는 일일까? 무엇보다 게임을 지금보다 더 잘한다고 해서, 경기력을 더욱 엄청나게 끌어올린다고 해서 과연 그 영광의 순간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 

 

그렇기 때문에 이제동은 요즘들어 혼란 스러울 때가 많다. 앞으로도 그는 분명, 의심할 여지 없이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최고의 저그로 기억될 것이다. 이미 그런 최고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선수에게 다시 최고의 저그가 되 달라는건, 이미 올랐던 정상을 다시 올라가 보라는 건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는 얘기일지도 모르고, 무리한 부탁일 수도 있다.

 

"저도 사실 게임을 많이 지는 게 아직 익숙하지는 않아요" 라고 그는 말한다. "예전에는, 거의 진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한판 한판 이기는게 어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네요. 또 그런 제 모습을 저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되기도 해요."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에 힘들 때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현재 자신의 생활에 즐거운 면도 많다고 이제동은 말한다. 오랫동안 꿋꿋하게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이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생각처럼 게임이 잘 되지 않아 괴로울 때도 많지만, 좋은 경기를 보여줬을때 여전히 환호해 주고 소리쳐 주는 팬들이 있기에 여전히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또 북미팀인 Evil Genius 소속으로 게이머 생활을 할때의 행복했던 추억들도 그의 삶에 큰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그 당시 자신을 응원해 주던 외국 팬들과 소통을 자주 할 수 없게 되서 아쉽다고도 말한다.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선수였던 이제동이 지금까지 게임을 쉬지 않고 계속하는 이유와 명분이 무엇이든지 간에, 한가지 슬픈 현실은 그가 게임을 하는 걸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에 군대를 갈 계획이고, 그의 현재 몸 상태를 감안했을때, 입대 몇개월 전에는 게임을 관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참여하고 있는 ASL 4번째 시즌이 우리가 '폭군'이라고 부르고 칭송해 온 이제동이 그의 기나긴 커리어에서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대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선을 떨구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다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이제동은 마지막 말을 건넸다. "팬들의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선수생활 관둔 이후에도 게임을 정말 열심히 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 눈과 손목, 또 스트레스 때문에 계속해서 이 정도의 노력을 계속 하기란 솔직히 힘들것 같기도 하네요." 

 

"언제 게임을 그만 둘지 정확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그 마지막 날이 별로 멀지 않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영어원문 출처: ESPN by Young Jae Jeon

http://www.espn.com/esports/story/_/id/20848130/starcraft-beginning-end-legend-jae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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