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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LCK, 프랜차이즈로 나가다 2편 - 젠지 e스포츠 아놀드 허 한국 지사장의 시각

박상진2020-06-05 17:00



1990년 시작된 한국 e스포츠는 지금까지 세 번의 시대를 맞았다. 첫 번째는 스타크래프트로 대표되는 RTS 장르의 시대, 두 번째는 리그 오브 레전드 이후 아직도 인기 있는 AOS 장르의 시대, 세 번째는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얼마 전 출시된 발로란트까지 그동안 불모지였던 한국에 FPS 장르 게임이 인기를 얻은 다양성의 시대다.

젠지 e스포츠는 한국 e스포츠 역사 중 2기에 처음으로 등장한 e스포츠 기업이다. 젠지 e스포츠는 2017년 중반 KSV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자리 잡았고, 당시 오버워치 APEX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루나틱 하이를 인수해 한국 유일의 오버워치 리그 연고 팀 서울 다이너스티를 창단했다. 이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를 인수했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는 MVP 블랙을 인수해 활동하는 등 다양한 종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에 젠지 e스포츠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 만난 아놀드 허 한국지사장 겸 COO는 "젠지가 한국에서 e스포츠 리더십을 구축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후로 3년이 지난 지금 젠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e스포츠 기업이 됐고, 2021년 출범하는 LCK 프랜차이즈 가입이 확실한 팀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과연 아놀드 허는 3년의 시간 동안 한국 e스포츠, 그리고 변화를 꾀하는 LC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LCK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이 뜨겁던 지난 5월 젠지 e스포츠 사옥에서 아놀드 허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 e스포츠 현장에서는 자주 만났는데, 인터뷰는 오랜만입니다. 3년 전 첫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한국에서 e스포츠 리더쉽을 구축하고 싶다"였는데, 지금 그 결과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만족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죠.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도 3년 전에는 없던 젠지 e스포츠는 지금 가장 경쟁력 있는 e스포츠 기업이 됐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팀이 됐습니다. 다만 미국에서는 우리를 한국 팀이라고 부르고 한국에서는 미국 팀이라 부르는 거 같은데, 이 부분에서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나 하는 고민이 듭니다.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팀이 되는 거니까요. 그래도 젠지 e스포츠 초기에는 우리보고 수상한 회사라고 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제 많은 e스포츠 기업이 우리의 방식을 같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더 잘하는 팀도 있죠. 팀 성적이나 콘텐츠 생산,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쉽에 있어 지역이 아닌 전 세계를 목표로 했고 이제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올바른 목표를 찾았고, 그 길을 향해 바르게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같은 목표를 향해 경쟁하고 있고, 선두를 향한 경쟁 속에 젠지 e스포츠도 더 영향력 있는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젠지 e스포츠가 글로벌 팀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SNS에서 접하는 젠지 e스포츠는 한국 내에서 활동하는 그 어느 팀보다 한국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는 팀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기념일에 가장 먼저 SNS를 통한 메시지를 보내는 팀은 젠지 e스포츠죠. 한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e스포츠 기업이라면 젠지 e스포츠와 T1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T1보다 우리가 더 한국적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다만 T1은 컴캐스트와 SK텔레콤의 거대 합작 회사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작은 회사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죠. 사람을 한 명 뽑더라도 어떤 사람과 같이 일해야 할지 고심해야 할 정도로요. e스포츠와 게임은 청소년의 목소리가 되어 문화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리가 서울에 있으니, 한국에 있는 청소년을 비롯한 팬들과 어떻게 공감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죠. 예를 들어 젠지 e스포츠 SNS 계정에 성소수자를 응원하는 컬러링을 보이는 걸 제가 제안했을 때 회사 내부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이 되든 현실을 마주하는 게 중요하고, 청년들이 무엇을 겪고 있는지 알아가고 함께 올바름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최근 코로나와 취업 문제가 한국 청년들의 고민이죠. 이들의 대표적인 문화가 되기 위해 우리는 이러한 고민을 함께하고, 이런 문제로 소통하려고 합니다. 다른 e스포츠 기업들도 단순히 게임하는 프로게이머가 모인 회사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시대를 앞두고 리그를 대표하는 팀으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많은 종목, 그리고 많은 분야의 젠지 e스포츠 구성원과 대화하면 아놀드 허 본인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중 하나로 사옥 내에 게시된 포스터 내의 문구들인데, 이런 시도를 한 이유는 무엇인지
프로 스포츠에서는 목표에 대한 재고, 즉 리마인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어떤 길을 왜 이렇게 가는가. LA 레이커스 등 기존 프로 스포츠팀 시설을 방문했을 때 인상적인 부분이었죠. 매순간 승부를 가르는 선수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이러다 보면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가고 있나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순간 목표를 재고하는데 도움이 되는 게 격언들이죠. 제가 좋아하는 격언은 '챔피언은 실패하는 자'라는 문구입니다. 한국은 안정적인 면을 좋아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데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외국은 반대죠. 저는 젠지 e스포츠 구성원들에게 리스크가 있어도 좋으니 도전적이고 재미있다면 시도해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문구들은 모든 종목의 젠지 e스포츠 코칭스태프에게 물어보고 모아서 인쇄했어요. 누구 한 명의 생각이 아닌 구성원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결과죠.
 


젠지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봉을 가장 많이 주는 기업은 아니지만, 선수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평가입니다. 일정 기간만 계약 관계를 유지하는 게 아닌, 그 이후에도 선수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팀이라는 이야기죠. 그 대표적인 예가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에서 스트리머로 활동 중인 '앰비션' 강찬용, 오버워치 리그 선수에서 스트리머로 전향한 후 다시 선수 생활에 도전하는 '미로' 공진혁, 그리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최고 선수로 활약하다 갑작스런 리그 종료 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도전한 '리치' 이재원입니다
젠지 e스포츠가 단기적인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에서 우선했기에 가능한 움직임입니다. 강찬용은 선수 시절 스트리밍 못 하기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LCK 같이보기의 대명사가 됐죠. 한국은 두 번째 기회를 얻기 힘든 구조라 제 2의 인생이 쉽지 않죠. 강찬용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열심히하고 재능있고 헌신적인 사람이었기에 우리도 투자를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젠지 e스포츠를 소개할 때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오늘의 수익이 아니라 내일의 시장을 보는 거죠. 저만 해도 서브웨이 아르바이트로 처음 일을 시작했고, 이후에 계속 성장할 수 있었죠. 이재원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히어로즈 선수로 성장이 빨랐기에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기회를 주고 싶었고, 젠지 e스포츠에서 활동한 후 타 팀으로 이적해 LCK 무대에 입성했죠. 모든 것에 투자할 수는 없어 고민도 필요하지만 경기와 콘텐츠, 그리고 비즈니스에 있어 목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되 그 과정에서 필요한 일에 있어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도전하려 합니다. 안전하게 하면 우승자의 자리에 오르지 못합니다. 우승을 하려면 실수를 해야 하고, 그 실수가 결국 우승을 만드는 거죠.

장기적인 시각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했지만, 2년 반에서 3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젠지 e스포츠가 한국 시장에 자리잡았습니다. 한국 e스포츠 시장 격변기에 진입해서 자리잡은 만큼, 이 기간 동안 본 것을 바탕으로 한국 e스포츠 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가능할듯 합니다
지금 한국은 경고등이 들어오는 시장입니다. 우리가 처음 한국에 올 때만 하더라도 한국은 e스포츠 최고의 무대였는데, 이제는 다른 지역에 뒤처지고 있죠. 제가 말하는 모든 부분-경기와 콘텐츠, 그리고 비즈니스-에서 말이죠. 최고의 자리에서 변화가 아닌 안정화를 추구하다 새로움에 대한 의지가 떨어졌죠. e스포츠는 스포츠지만 엔터테인먼트적 성격도 강한데, 한국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LPL과 유럽은 앞으로 나가고 있고, 특히 유럽은 과거보다 훨씬 앞서나갑니다. 개방적인 사고방식에 인프라 발전이 매우 빠르죠. 그래도 한국 e스포츠 기업들이 이제는 우리가 다른 지역을 따라가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3년 전에 변화를 이야기하면 왜 우리가 그래야 하냐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다행히 지금은 우리가 뒤처졌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 다시 최고의 자리에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있기에 그 과정이 쉽지는 않더라도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지금 당장의 한국 성적은 실망스럽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가능성 있고 시장의 글로벌 뷰어십도 여전하죠. 의류 업계 파트너들과 대화해보면, 이제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는지 한국에 와서 참고한다고 합니다. 기생충 같은 영화나 BTS 같은 음악 시장, 그리고 코로나19 대응 등 다른 부분에서도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기에 e스포츠 역시 다시 선두로 복귀할 저력이 충분합니다.
 


글로벌 의류 디자이너들이 한국 사람들의 옷을 본다니 저도 옷을 잘 챙겨입고 다녀야겠네요. 다른 분야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지금 젠지는 '실버 판테온'으로 유명한 장범준과 콜라보 중인데, 글로벌 무대를 향해 BTS와 같이 무언가를 해보면 어떨까요
그런 기회가 와도 놀랍지 않을 상황이고, 언제든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는 광고비가 얼마나 들고 효과가 어떤지부터 따지는데 우리는 굳이 따지자면 펀하고 쿨한, 재미있고 멋있는 것이라면 기꺼이 함께하고 싶습니다. 과거 PH1과 주노플로, 그리고 지금 장범준과 하는 작업들이 그런 것이죠. 트래비스 스콧도 포트나이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을 만큼 음악과 게임-e스포츠는 서로 시너지를 내기 정말 좋은 분야입니다.

프랜차이즈 이야기로 넘어가야 하는데, 아까 한 이야기 중 의류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e스포츠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기존 의류 업체와 파트너쉽이라면 기능성 유니폼을 팀에 제공하는 정도였는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무언가를 준비 중인지 궁금합니다
기능성 유니폼도 좋고 다른 방법도 좋죠. 새롭고 재미있으면 뭐든 시도하고 싶습니다. 멋있고 남들과 다른 옷을 찾는 게 요즘 트랜드고, 거기에 맞춰 새로운 것을 찾고있죠. 예전에는 평소에 e스포츠팀 유니폼을 입는 것을 창피하게 여겼다면, 요즘에는 팀 로고가 크게 박힌 의류도 거리낌 없이 입죠. 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게임을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되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의류 분야 역시 e스포츠와 같이 나아갈 길이 많죠. 저번 롤드컵에 참여한 루이비통 역시 다시 e스포츠에서 무언가 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다양한 것을 준비 중이죠. 랩퍼인 쌈디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의 모여라 동물의 숲에서 캐릭터에게 젠지 유니폼을 입힌 것을 보였는데, 단지 우리 팀의 팬이라 그렇게 했다고 들었습니다. 음악이나 패션 모두 변화를 추구하는 문화고, e스포츠 역시 변화 없이는 나아갈 수 없는 문화기에 서로 자극을 주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그 변화 중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이 LCK 프랜차이즈 도입입니다. 중국 LPL과 유럽 LEC가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정상급 양대 리그로 발돋움했는데, 프랜차이즈가 한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릴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변화일까요
프랜차이즈는 정말 큰 영향력을 끼치는 변화입니다. 한국이 4대 리그 중 가장 마지막으로 프랜차이즈를 도입하는데, 장기적인 투자를 위해서 파트너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의 어필은 정말 중요하거든요. LCK 중위권인 6위부터 8위 팀들은 팀 리빌딩과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팀을 변모해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바로 다음 시즌에 승강전으로 떨어질 게 눈에 보이니 당장의 성적을 지키기에 급급하죠. 전 시즌 상위팀이 다음 시즌 하부 리그로 떨어지는 일도 있는데, 이 상황에서 팀도 투자자도 미래를 보기 힘든 구조입니다. 장기적인 투자로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리그가 되어야 선수들도 다른 리그가 아닌 LCK를 선택하니까요. 한국에서 먹는 한식도 맛있지만, 외국에서 먹는 한식도 똑같이 맛있다면 굳이 손해를 보며 한국에 있을 필요는 없거든요. 한국에 있을, 그리고 한국에 투자할 이유를 만드는 첫걸음이 프랜차이즈 도입이라 생각합니다.

게임단 입장에서 기존 리그 방식에서 프랜차이즈 도입으로 바뀌는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존 LCK가 라이엇 게임즈 주최 대회에 각 팀이 참가하는 수직적 구조라면, 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이 같이 투자하고 발전시켜 수익을 분비하는 게 프랜차이즈입니다. 과거 리그 운영에 의견을 내고 결과를 통보받는 방식에서 LCK에 참여하는 팀들이 자신의 지분을 가지고 같이 리그를 만들어나가는 변화가 생기는 거죠. 협곡에 스폰서 배너를 노출하는 것을 비롯해 많은 가치 창출 역시 모두가 고민해야 합니다. 리그 방식 및 시청률도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죠. 예를 들어 저는 LCK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포스트시즌 구조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리그의 흥행을 위해서는 1위팀이 많이 노출되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강함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구조는 단 한 경기만 나오죠.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프랜차이즈 도입과 함께 젠지가 정규 시즌 1위를 하면서 이제 목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여태까지는 1등을 못 해서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죠. 이러한 변화를 모두가 함께 논의하는 게 프랜차이즈입니다. 프랜차이즈 가입 금액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제 시각으로 LCK는 그만큼 가치 있는 리그고, 라이엇 게임즈 역시 그만큼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랜차이즈 중 최고는 한국이 되도록 모두 노력하고 있죠. 그래서 처음부터 팀을 늘리기보다는 좋은 파트너를 찾아 리그와 함께 기반을 다지고, 이후 같이할 팀을 차차 늘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욕심을 부려 중도에 이탈하는 구성원이 생기는 거보다 기틀 마련이 중요한 상황이니까요.
 


누구나 젠지 e스포츠가 LCK 프랜차이즈에 도전할 줄 알았지만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는 가운데 라이엇 게임즈가 참가 의향서 제출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젠지 e스포츠 역시 프랜차이즈에 도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먼저 이를 알리는 경우도 있었죠
그건 우리가 이걸 이야기 해도 되는지 몰라서 못하고 있었어요. 이제 말해도 되니까 젠지 e스포츠는 LCK 프랜차이즈 참가를 원한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도입에 맞춰 젠지는 과거 챌린저스에 해당하는 2군 리그 및 아카데미까지 준비해 미래 유망주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려 합니다. 프랜차이즈로 변화하며 선수들이 나오는 콘텐츠도 리그 전반전으로 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변화에 뒤처지지 않게 우리는 예전부터 선수들이 출연하는 콘텐츠도 제작 중입니다. 물론 패배를 이야기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이를 발판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까지도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라이엇 게임즈 역시 프랜차이즈 도입을 기점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더 제작하려고 하니 그때 가서 뒤늦게 적응하느라 고생하느니 먼저 준비하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죠. 롤파크 역시 더 재미있는 것들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프랜차이즈 도입에 함께해 더 많은 투자와 파트너쉽이 필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투자처로서 젠지 e스포츠라는 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갖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젠지 e스포츠는 선수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프로입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기존 프로스포츠 팀, 마케팅 기업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재들이 젠지에 합류했죠. 지금 같이 일하는 파트너들은 전문성을 젠지 e스포츠의 큰 장점으로 꼽습니다. 기존의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시각의 변화를 주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내리는데, 그 대표적인 분야가 교육 사업입니다. 처음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를 개원했을 당시 사람들이 많은 의문을 가졌는데,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며 사람들의 생각을 바꿨죠. 미국 유수의 대학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학생들이 학업과 e스포츠를 병행하며 유학까지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젠지 e스포츠 선수 중 한 명은 e스포츠로 UC 버클리에 입학했죠. 거긴 저도 못 갔어요. 세계 명문대에서 e스포츠를 잘하는 학생을 찾으며 교육 사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죠.
 


기존 e스포츠 아카데미가 팀들의 유스 팜 역할을 하면서 선수들의 미래보다는 팀의 미래를 향하는 존재였다면,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는 학생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개념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한국의 교육 사업에 도전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학업을 포기하고 선수로서 도전하든지 게임을 포기하고 학업에 도전하든지, 무조건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과 부모님의 마찰도 무시할 수 없었죠. 하지만 분위기가 바뀌면서 부모님들이 학생의 선택을 존중하고, 자녀들이 무엇을 하면 행복할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래도 학업을 포기한다는 점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이 부분에서 학업과 e스포츠를 병행하는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다고 봅니다. 기존의 시스템이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죠. 더 좋은 강사와 코치, 그리고 직원을 고용해 교육 사업을 확장하는 중입니다.

외국 e스포츠 무대에서 부러워하는 부분인데, e스포츠 아카데미를 거치지 않더라도 한국에 충분한 유스 풀이 존재할 수 있던 이유는 한국 PC방 덕분이었습니다. 젠지 e스포츠라면 이러한 부분 역시 투자를 고려할 거 같은데 어떤가요. PC가 빼곡해 열기로 가득 찼던 기존 PC방에서 벗어나 휴식과 취미 문화 공간으로 매력적일듯 합니다
먼저 PC방 이야기가 나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PC방 사업 역시 준비 중이지만, 기존과 다른 획기적인 개념의 공간을 준비 중입니다. UCLA 농구 선수들은 오프 시즌 자신이 고정적으로 가서 연습하는 체육관이 있는데, 우리 선수들은 그런 게 없더라고요. e스포츠의 개념이 기존 스포츠와 달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에 착안해서 이름만 젠지 PC방이 아닌 정말 다른 개념의 공간 사업을 고려 중입니다.

지금까지 젠지 e스포츠가 보여준 모습만큼 팬과 비즈니스 파트너가 LCK 프랜차이즈 도입을 기점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하고 있을 듯합니다. 새로운 변환점을 앞두고 인터뷰를 마치며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항상 젠지 e스포츠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우리는 대회뿐만 아니라 콘텐츠나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항상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이번 한성자동차 파트너쉽으로 선수들이 벤츠를 타고 경기장에 가게 된 것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이 과정에서 궁금하시거나 흥미 있을 부분을 콘텐츠로 만들고 이 부분에서도 최고가 되겠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도 있어야 하고, 이 과정을 함께 겪으며 얻는 성취감으로 왜 젠지 e스포츠의 팬이 됐는지를 증명하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항상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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