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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경민의 클로즈업] 아쉬움보단 새로움으로, 아프리카 페이탈의 변화와 자부심

모경민2019-08-22 09:23



26일 배틀그라운드 ‘2019 펍지 코리아 리그’가 세 번째 페이즈 막을 올린다. 페이즈2를 아쉬움으로 끝냈던 팀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상위 4팀에겐 또 다른 증명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은 개막 첫날 4위로 시작해 최종 7위로 마무리했다.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이 얻은 포인트는 314. 5위를 유지하던 페이탈은 마지막 날 OGN 엔투스 에이스, DPG EVGA에 밀려 최종 4팀 안에 들지 못했다.

4위를 기록한 DPG EVGA와는 19점 차이. 모두들 6주 3일차 경기에서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선전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더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페이즈3에서 후회하며 멈춰있을 수만은 없다. 선수들은 각자 후회와 분노를 경기에 녹여 새로운 페이즈를 맞는다.

이번 PKL 페이즈3에선 큰 변화의 바람이 분다. 바로 사녹의 등장이다. 새로운 운영 방식과 지형, 변수들을 모두 견딘 팀이 페이즈3의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페이탈 또한 마찬가지다. 미라마 적응에 오래 걸렸다고 대답한 ‘스타일’ 오경철은 사녹의 등장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오더 자리에서 내려와 다른 역할을 맡은 오경철이 변화를 어떻게 녹여 자신의 플레이로 만들지 알 수 없다.

변화에 대한 적응은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PGC를 위해서라도 꼭 겪어야 하는 요소다. 지난 네이션스 컵에서 아시아 국가 중 제일 높은 순위를 기록한 한국 대표팀은 PGC 시드권 한 장을 추가했다. 한국의 시드권은 총 6장. 시드권이 늘어난 지금, 꿈의 무대 PGC는 선수들의 눈앞에 있다. 아프리카 페이탈은 PKL 페이즈3과 PGC의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페이탈 선수들이 전하는 소망과 변화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PKL 페이즈2가 끝나고 오랜 공백이 있었어요. 그 시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람부’ 박찬혁: 페이즈2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개인 피지컬, 센스 같은 걸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했습니다. 주말마다 휴식할 수 있는 여유도 주셔서 한 번씩 고향 내려가 친구들 만났고 스트레스도 풀었어요.
‘NN’ 한민규: 부족했던 점 계속 연습하면서 쉬었습니다.
‘스타일’ 오경철: 저도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쉬고, 연습하고 반복했죠. 이번 페이즈 끝나고는 많이 쉬었고 끝난 후엔 다음 페이즈 위해 연습했습니다.
‘쉐도우’ 이승순: 비시즌 때 MET, GLL, 네이션스 컵 보면서 다른 팀이 어떻게 하는지 봤어요. 이 외에 연습 말고 딱히 다른 건 안 했습니다.
 


숙소가 워낙 언덕에 있어요. 휴가를 받아도 외출하기 힘들 것 같은데 처음 방문했을 때 어땠나요
이승순: 처음 왔을 때 짐 가방만 3개였거든요. 택시가 언덕 위까지 올라오질 않고 오르막 직전에 세워주는 거예요.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박찬혁: 처음 테스트 봤을 때 오르막길이 없는 길로 왔어요. 그래서 이런 높이였는지 몰랐는데, 딱 입단 후 첫 휴가 받고 돌아오는 길에 처음 보는 도로가 나오는 거예요. 근데 저도 택시 아저씨가 높다고 안 올라와주셨어요. 운동을 안 하다보니 정말 등산하는 것 같더라고요.
오경철: 저는 별로 안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민규: 저는 차를 몰고 다녀서...

아까 근황 이야기하면서 MET 아시아 시리즈와 네이션스 컵을 봤다고 말씀하셨어요. 혹시 보고 어떤 걸 느끼셨나요
오경철: 저는 안 봤어요. 처음엔 봐야지 싶어 보다가 기분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제가 세계대회 나갈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못 갔잖아요. 그리고 세계대회 못 한 게 처음이에요. 너무 자만했다는 생각도 들어서 짜증만 나더라고요
이승순: 짜증도 났지만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우리가 나갔으면 좀 더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네이션스 컵 같은 경우 다음에 더 잘해서 내가 뽑혀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한민규: MET 아시아 시리즈에서 PKL 대표 네 팀이 한국 리그에서 했던 것처럼 진행했잖아요. 그 운영이 먹혔고, 그게 가장 큰 부분 아닌가 생각해요. PKL이 아직 다른 나라 리그보다 우세하다는 걸 증명했으니까. 네이션스 컵은 좀 아쉽더라고요. 보는 입장도 그렇게 아쉬운데, 직접 플레이하는 선수들은 얼마나 아쉬웠을지. 국가대표 네 명의 선수들은 다음 페이즈에서 이 갈고 할 것 같아요.
박찬혁: MET는 한국 팀들이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어요. 비벼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고 다 석권할 것 같길래 보다가 말았어요. 네이션스 컵 같은 경우 후반으로 갈수록 한국 팀이 점수를 못 먹었잖아요. 3일 동안 진행하면서 팀의 스타일 변화가 없어 말린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팀들은 변수도 많이 나오고 그랬는데. 다른 팀의 변칙을 못 따라간 것 같아요.
 


계속 나오는 이야기가 직접 참가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에요. 사실 PKL 페이즈2 마지막 날 아프리카 프릭스가 치고 나갈 기회가 있었거든요. 결과적으론 아쉽게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 당시엔 어땠나요 많이 긴장됐을 것 같은데
오경철: 사실 그날 제가 망쳤어요. 1라운드 끝나고 제가 흥분하며 급해지는 바람에 게임이 다 터졌어요. 침착했더라면 아마 저희가 올라가지 않았을까요. 그게 아쉽죠. 그래서 이번 시즌엔 다 내려놓고 오더도 한민규 선수에게 넘겼어요. 저와 다르게 굉장히 침착하고 안전하게 하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한민규: 4등을 ‘할 수 있었는데’잖아요. 선수들 입장에서 ‘할 수 있었는데’라는 말이 제일 기분 나쁘다고 생각해요. 어찌됐든 이루지 못한 거니까. 끝나면 후회밖에 없어요. 그래도 아쉬움은 없습니다. 분한 마음만 남았는데 그런 감정은 연습으로 풀어야죠.

오더가 바뀌었다고 이야기했어요. 바뀐 점이 있을 것 같은데
박찬혁: 꾸준하게 점수를 먹는 느낌? 예전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는데 요샌 안정적으로 플레이해요. 또 예전엔 피지컬에 중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네 명 모두 머리 쓰는데 중심을 두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이승순: 저는 팀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느껴요. 어찌됐든 4명의 합이 중요하잖아요.

그럼 지금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팀 합은 어떤 것 같나요
한민규: 아직 많이 부족해요. 저도 오더에 대한 개념 적립이 덜 되어 공부하는 단계라 생각하고요. 제가 원하는 방향은 팀원들과 같이 맞춰가는 거예요. 배그에서 오더의 역할은 ‘팀원의 능력을 얼만큼 이끌어주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하거든요. ‘너 내려서 이거 해’ 하는 시대는 지났으니까요. 지금은 팀합을 맞추는데 중점을 두고 있죠.

PKL 페이즈3을 맞아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도 변화했네요. PKL도 큰 변화가 있어요. 바로 새로운 맵 사녹의 등장인데, 스크림을 진행해본 걸로 아는데 어떤가요
박찬혁: 첫 스크림 때 난리도 아니었어요. 만든 지 얼마 안 되어 난장판이었죠. 혁신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른 팀들도 전부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고요. 사녹에 대해 여러모로 안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경기에선 모두 변화하고 있더라고요 외곽에서 들어오는 팀, 중앙에 자리잡는 팀처럼 스타일도 생겼고요. 조금만 더 하면 사녹도 경기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겠다 싶었죠.
한민규: 박찬혁 선수가 말한 것처럼 외곽에서 들어오는 팀, 중앙에 자리잡는 팀 나뉜다고 하잖아요. 근데 결국 에란겔, 미라마와 운영이 똑같아지는 거 아닌가 싶어요. 
오경철: 저는 바뀐 게 있으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요. 지금 에란겔 리메이크도 지형이 바뀌어 외우고 운영도 바꿔야 하는데 사녹까지 겹쳐 힘든 것 같아요. 저희가 미라마 처음 나왔을 때 외우는데 오래 걸려 엄청 고생했거든요. 저는 지금도 미라마를 못해요. 그리고 차라리 비켄디였다면 에란겔, 미라마처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사녹 같은 경우는 공격적인 팀이 무조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사녹 맵이 추가됐을 때, 기존 강팀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승순: 사녹 같은 경우 운영보단 피지컬 싸움이에요. 게다가 식생이 많잖아요. 안전 구역 안에 있는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어요.
오경철: 그렇죠.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숨어있고 누워있는 사람에겐 못 이기거든요.

하지만 페이즈3 우승을 위해서 꼭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죠. 마지막 페이즈 이후엔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PGC)도 열리잖아요. PGC는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한민규: 한 해의 마무리? PGC에 진출한 팀은 한 해의 주역이고, 한 단계 더 나아가면 PGC에서 우승하는 올해의 팀. PGC에서 우승하면 전세계 모든 팀 중 최고라는 뜻이잖아요. 무조건 가고 싶어요.
오경철: 스포츠에 비유하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회잖아요. 제일 중요한 대회니까 우승하고 싶고, 또 페카도에 아프리카 페이탈 로고도 달고 싶어요.
박찬혁: 프로 시작할 때부터 목표였어요. 처음엔 엄두도 못 냈는데 하고 나니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가장 큰 목표였으니 PGC 진출하면 프로로서의 꿈을 이룬 거죠. 또 이번엔 미국에서 하니까 LA 주변에 볼 게 많다고 해서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런던은 별 거 없었거든요.
한민규: 벌써 관광할 생각을 하고 있네.
오경철: 저는 LA에서도 연습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쪽에선 이제 놀러갈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이승순: 팀과 자기 자신의 성장? 올라갔을 때 우리 팀이 이만큼 바뀌었고, 내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죠. PKL 페이즈3도 우승하고, PGC도 우승하고 싶어요.
오경철: PGC 이후 대회에서도 우승해서 3연속 우승 달성하고 싶어요. 그랜드슬램.
 


PGC 진출이 목표이고, 또 그 이전엔 PKL 페이즈3이 목표일 거예요. 우승하기 위해선 페이즈2 상위 네 팀을 꺾어야 하는데 이번 MET와 네이션스 컵에 출전해 경험치도 쌓아왔잖아요. 네 팀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한민규: 아직 더 봐야 알 것 같아요. PKL 페이즈2 메타와 방향성을 가장 잘 이해한 팀. 그래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페이즈3에서 못한다면 거기서 멈추는 거죠. PKL 페이즈2에서 잘한 팀으로.
오경철: 미라마의 페카도가 정말 좋은 랜드마크예요. 거기에 젠지는 ‘피오’ 차승훈의 오더도 있고.
박찬혁: 저는 다른 팀보다 쿼드로가 제일 만나기 싫어요. 이번에 플레이가 많이 바뀌었는데 상당히 질척거리더라고요. 어딜 가든 동선이 겹치고. 그래서 같은 조는 안 됐으면 싶어요.
오경철: 근데 그런 플레이는 대회 시작하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막상 대회 들어가면 자기 할 일 바빠 본인들에게 손해되는 플레이라면 안 할 거예요. 랜드마크전이 아닌 이상 괜찮다고 봐요. 쿼드로는 특히 욕심과 열정이 많은 친구들이기 때문에.

쿼드로의 색깔이 달라졌나봐요. 그럼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색깔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오경철: 안정적인 팀이라고 생각해요.
박찬혁: 우리팀은 아무 색이나 입힐 수 있는 팀인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달라서,
한민규: 카멜레온이나 무지개 같이요.

아프리카 페이탈 팀원들에겐 처음 물어보는 것 같아요. PKL 새로운 경기장은 어떤가요. 피시방에서 K아트홀로 바뀌었잖아요
이승순: 일단 숙소랑 멀어요.
오경철: 거리는 다른 팀도 멀지만, 경기장이 너무 추워요. 피시방에선 1라운드 하면 더웠는데 여기선 히터 사서 게임하고 있어요. ‘로키’ 박정영 선수도 그렇고. 
박찬혁: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피시방보다 나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번 시즌에 오경철 선수가 히스토리 영상도 찍었어요. 영상 초반 팀원들이 디스하는 모습이 인상 깊더라구요
오경철: 그럴만하다 생각해요. 지금 모든 걸 내려놓으니 이제 좀 느껴지더라고요. 한민규 선수가 오더하고, 다른 사람이 서브 오더하는 걸 지켜보는 입장에서 그 느낌을 알겠어요. 힘들었겠구나, 하고요. 한민규 선수가 형만 아니었다면 한 대 맞았을 거라고 했나? 길게 이야기했는데 그 부분만 잘려서 나왔어요. 지금은 완전 을이에요.
한민규: 그 당시 질문엔 딱 그 대답이 맞아요. 당시 질문이 오더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그냥 오경철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저는 진심으로 이야기했어요. 말을 안 들어서. 동생이었으면 죽었다. 지금은 스스로 많이 바뀌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오경철: 거기에 대해선 반박하고 싶어요. 그때 말을 안 들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도 제가 찍소리 못했거든요. 얘들이 얼마나 기가 센데. 제가 정말 눈치보면서 살아요. 진짜로.
박찬혁: 저는 아직도 조금씩 혼나요.
오경철: 제가 혼냈다고요? 무슨 소리죠?

그리고 오경철 선수 동생도 화제가 되었어요. 국민 매형이 됐잖아요
오경철: 타 팀 선수들이 쪽지를 보내기도 했어요. ‘죽고 싶냐.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너는 안 된다’고 답했죠. 동생이 지수보이 형 팬이라고 했는데, 지수보이 형은 매력있고 지적이잖아요.
한민규: 그럼 소개 들어와도 된다?
오경철: 그건 아니고.
한민규: 그럼 허락하는 사람은 누구야?
오경철: 내가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이랑 만난다고 하면 싫을 것 같아요.

페이즈3에서도 아프리카의 새로운 면이 발견됐으면 좋겠네요. 인터뷰 마무리하면서 PKL 페이즈3 시즌 각오 한 마디씩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승순: 페이즈2에선 아쉽게 4위 안에 들지 못해서 죄송했어요. 페이즈3에 좋은 성적 내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승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민규: 같은 마음입니다.
오경철: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다만, 항상 잘될 수는 없잖아요. 실패하면 보완하면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건 11월달이니까.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박찬혁: 이번 시즌 주목할 점을 적는 게 있었는데 저는 다 제 이름을 적었어요. 전 시즌보다 잘해서 팀에 도움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모경민 기자 raon@fomos.co.kr
사진=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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